깊고 고요한 밤입니다.
고요함이 풀벌레 울음 소리를
한가운데로 빨아들이는 밤입니다.
적묵의 벌판을 만나게 하여주소서
안으로 흘러 들어와 고인
어둠을 성찰하게 하여주소서
내가 그러하듯 온전하지 못한 이들이 모여
세상을 이루어 살고 있습니다.
어제도 비슷한 잘못을 되풀이하였습니다.
그러니 도덕이 단두대가 되지 않게 하소서
예단을 넘어서는 원융의 길을 찾을 수 있게 하소서
비수를 몸 곳곳에 품고 다니는 그림자들과
적개심으로 무장한 유령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관용은 조롱당하고
계율은 모두를 최고 형량으로
단죄해야 한다 외치고 있습니다.
시대는 점점 사나워져 갑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내면에 사나운 짐승을 꺼내어
거리로 내몰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면죄는 없습니다.
지금은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사방이 바다쪽 같은 어둠입니다.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도종환 시인의 신간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시집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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